동양의 고문헌에서 금속 관련 재질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잉크의 재료로써 금, 은 등이 사용된 예가 있지만(불교 사경) 물리적 형태로 사용된 예는 극히 희소합니다. 서양의 제책 발전사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보석 장식, 잠금장치, 표지 밑 지지대 등의 부착물은 동양의 서적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매우 특이한 고문서 형태가 확인됩니다. 이는 철장(鐵裝)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실, 끈 등으로 책등을 묶는 선장본과 달리 철물을 책지의 고정장치로 만들어 묶는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묶는 형태를 금속 재질 부착물로 한 방식에 그치지 않고 원환이라는 별도의 부착물도 확인됩니다.
철장본을 가르키는 명칭은 맥락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릅니다. 주로 사용되는 용어들은 있으나 아직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은 없고 주로 의궤의 장황에 기본해 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의궤를 주로 다루는 문헌에서는 장식동을 모양에 관계없이 국화동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변철: 주로 철, 황동으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의 경우 변철은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지만, 일부 서적에서는 변철을 사용하지 않고 선장과 함께 정과 받침쇠만을 사용한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1개의 긴 금속판이 아닌 2개, 혹은 서수, 서근을 감싸는 특이한 형태도 있습니다.
정: 표지 양쪽의 변철을 이어 책지를 고정하는 못입니다. 간단히 만든 경우는 끝을 구부리는 것으로 끝나나, 장식적 요소가 강한 경우는 별도의 장식동과 끝 마무리를 가하기도 합니다. 정을 단독으로 사용, 받침쇠를 부착, 장식동을 부착 하는 등의 3가지 경우 주로 확인됩니다. 받침쇠는 철로 만든 경우에만 해당합니다(사자암 발굴 조사보고서 198에 괏쇠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요즘 말로 받침쇠, 자릿쇠 옛말로 함박쇠가 있습니다. 많이들 국화쇠라고도 합니다).
장식동/받침쇠: 원형이나 흔히 국화꽃 모양으로 만드는 장식 및 받침쇠 용의 장식품입니다. 황동이 아닌 철로 만들어진 경우에는 장식적 요소는 단순히 모양을 사각형, 팔각형으로 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원환: 원환은 황동, 철 재질 모두에서 관찰됩니다. 이 형태의 정확한 사용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원환은 변철과 함께 철장본에서 보여지는 주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주로 앞표지 중앙부에 고리로 달려있으며 재료가 철이냐 황동에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확인됩니다. 원환의 주요 사용처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서적들이 "호적과 양안과 같이 큰 서적이 습기가 차는 것을 막기 위해 걸어서 사용했다"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확인되는 해당 문구에 대해 보다 정확한 출처와 문헌은 2007년도 문헌에서 "관례"라고 제시되었을 뿐 추가적인 문헌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특이하게도 한 개의 책에 2개의 원환이 달린 경우나 앞이 아닌 뒤에 달린 유물도 일부 확인됩니다. 또한, 원환이 달리지는 않았으나 정의 뒷부분을 평평하게 만들지 않고 고의로 둥글게 만 경우도 확인됩니다.
조계영(2014)에서 언급했다시피 원환이 단순한 장식적 요소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입니다. 어람 의궤류와 같은 장식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는 서적들 외에 등록, 분상 의궤, 호적, 양안등의 관청 행정 성책류들에 대한 다방면에 걸친 분석이 필요합니다. 특히 원환이 1개가 아닌 2개 혹은 앞 중앙이 아닌 다른 부위에 달린 서적류가 확인되는 만큼 이러한 서적들에서 보다 정확한 사용례를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철장 형태는 다양한 유물들에서 확인됩니다. 다음은 철장이 확인된 유물들의 대분류입니다.